#73 [윤 책방#1] 예소연 중편 소설 <영원에 빚을 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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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윤 책방#1] 예소연 중편 소설 <영원에 빚을 져서>
브라더윤
2025-08-26

윤 책방#1

예소연 소설 <영원에 빚을 져서>

 

[인트로] (00:18)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브라더윤의 한국어 팟캐스트 시간입니다. 모두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8월 27일 수요일에 이 팟캐스트를 녹음하고 있습니다.

 

아마 오늘 에피소드 제목에 적힌 ‘윤 책방’을 보고 ‘이건 뭐 지?’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은데요. 네! 이번에 팟캐스트의 새로운 코너를 기획해 보았답니다. ‘윤 책방’의 ‘책방’은 책을 파는 ‘서점’을 뜻하는데요. 이 코너에서는 여러분들께 한국의 다양한 책이나 영화를 소개해 드리고, 그 작품들과 관련하여 생각해 볼 만한 것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해요.

 

책방(Bookstore / 書店)

 

평소에는 원래 하던 것처럼 한국의 문화나 역사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올리고, 가끔씩 이렇게 한국의 책과 영화를 소개하는 ‘윤 책방’ 코너를 업로드하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의 반응이 좋으면 ‘윤 책방’ 코너를 업로드하는 빈도를 높여 보도록 할게요. 업로드하는 빈도를 높인다는 건, 자주 업로드하겠다는 뜻입니다.

 

빈도를 높이다(to increase the frequency / 頻度を高める)

 

자! 본격적으로 책 소개에 들어가기 전에, 하나 더 말씀드릴 것이 있는데요. 제가 얼마 전부터, 제 홈페이지에 이런저런 글들을 올리기 시작했답니다. 아마 아무도 안 읽으셨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아무래도 팟캐스트에서는 주제와 관련 없는 제 개인적인 이야기나 고민들을 여러분들께 말씀드리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제 홈페이지에 저의 일기 같은 글들을 조금씩 올려 보기로 했답니다. 간간이, 일본어와 베트남어 공부와 관련된 이야기도 올릴 거니까요. 궁금하신 분들은, 가끔씩 제 홈페이지에 방문해서 글을 읽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 그럼 이제, 오늘 다룰 책을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의 책과 작가 소개] (03:00)

 

오늘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고 싶은 책은 올해 1월에 출간된 예소연 작가의 <영원에 빚을 져서>라는 중편 소설입니다. 중편 소설은 단편보다는 길고 장편보다는 짧은 소설을 말해요.

 

○ 출간되다 (to be published, to be released (a book) / 出版される、刊行される)

○ 중편 소설(Novella / 中編小説)

 

예소연 작가는 등단한 지 이제 5년 된, 지금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 중 한 명입니다. 여기서 ‘등단’은 작가로 데뷔하는 것을 뜻해요. 예소연 작가는 등단하고 지난 5년 동안 많은 수의 작품을 발표했고, 한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도 여럿 수상했답니다.

 

등단하다(to debut as a writer / 文壇にデビューする)

주목받다(to receive attention / 注目を浴びる)

권위 있다(to be authoritative, to be prestigious / 権威がある)

수상하다(to win a prize, to be awarded / 受賞する)

 

오늘은 예소연 작가의 소설 중, 올해 1월에 발표된 <영원에 빚을 져서>라는 작품을 소개해 드릴게요.

 

[줄거리] (04:00)

 

먼저, 이 작품의 줄거리를 짧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전체 줄거리를 말씀드리면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앞부분의 이야기만 간단히 말씀드릴 거예요. 뒷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꼭 책을 구입해서 읽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줄거리(Plot, synopsis / あらすじ)

스포일러(Spoiler / ネタバレ)

 

네! 이 소설은 ‘동이’라는 여성이 화자가 되어 내용을 전달합니다. 참고로 ‘화자’는 ‘이야기하는 사람’을 뜻하는데, 소설에서 우리에게 이야기를 전달해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돼요. 동이는 최근 췌장암으로 어머니를 떠나보냈습니다. 정신없이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른 후, 아직 그 슬픔과 상실감에서 완전히 헤어나오지(*헤어나지) 못한 상태죠.

 

화자(Narrator, speaker / 話者)

췌장암(Pancreatic cancer / 膵臓癌)

떠나보내다(to send off, to let go (of someone who has passed away) / 見送る)

장례식을 치르다(to hold a funeral / 葬儀を執り行う)

상실감(Sense of loss / 喪失感)

헤어나다(to get out of, to escape from (a difficult situation or feeling) / 抜け出す)

 

그러던 어느 날, 동이에게 대학 친구 ‘혜란’이가 전화를 걸어 옵니다. ‘동이’는 혜란이가 자신을 위로하기 위해 전화를 건 거라고 생각하고, 다소 떨떠름하게 전화를 받게 됩니다. 전화를 받자마자 동이는 자신은 괜찮다고 말을 하지만, 혜란이 꺼낸 첫 마디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습니다.

 

떨떠름하게 (Reluctantly, awkwardly / 渋々、気まずく)

 

“석이가 실종됐대.”

 

당연히 자신의 안부를 물어볼 줄 알았던 혜란에게서 뜻밖에도 ‘석이’라는 인물이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 거예요. ‘석이’는 동이, 혜란이의 대학 시절 친구인데요. 혜란의 말에 따르면, 석이가 캄보디아에서 실종되었다는 겁니다. 이 말을 듣자마자 동이는 석이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을 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동이가 기억하는 석이는 공부도 잘하고, 부족함 없는 집안에서 성장한, ‘실종’과는 거리가 먼 친구였으니까요. 그런 석이가 실종됐다니, 동이는 그 사실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죠. 하지만 곧 동이는 자신이 석이를 찾아야만 할 것 같다는,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혜란이에게 말하죠.

 

실종되다(to go missing, to disappear / 失踪する)

 

“찾아야지.”

 

이렇게 해서, 동이와 혜란이는 석이를 찾아 캄보디아로 향하게 됩니다. 그런데 애초에 석이는 왜 캄보디아에 간 걸까요? 그 힌트는 이들의 과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사실 동이, 혜란이, 석이는 대학 시절, 캄보디아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 봉사 활동을 하며 가까워진 친구들입니다. 그리고 이들이 캄보디아에서 겪었던 여러 일들이 세 사람 중 특히 석이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죠.

 

교육 봉사 활동(Educational volunteer work / 教育ボランティア活動)

 

이후 소설은, 이들이 캄보디아에서 봉사 활동을 했던 과거와 석이를 찾아 캄보디아를 찾은 현재를 교차하며 진행됩니다. 이해가 되실까요?

 

교차하다 (to cross, to intersect / 交差する)

 

동이와 혜란이는 캄보디아에 가기 전, 먼저 ‘삐썻’이라는 인물에게 연락을 합니다. ‘삐썻’은 10년 전, 이들이 캄보디아에서 교육 봉사 활동을 할 때 만났던 학생 중 한 명인데요. 석이와 상당히 가까웠던 학생이었죠. 동이와 혜란이는 석이가 캄보디아에 왔다면, 분명히 삐썻을 만났을 거라고 예상한 겁니다. 캄보디아에 도착하여 10년 만에 마주한 삐썻은, 그들의 예상대로, 얼마 전 자신이 석이와 만났다고 이야기합니다. 석이가 왜 삐썻을 만나러 온 건지, 그리고 석이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묻자, 삐썻은 이렇게 대답하죠

 

“미안하다는 말을 하러 왔다고 했어요. 울었어요. 울고, 미안해하고, 또 울다가 미안해하고……”

 

도대체 석이는 삐썻에게 뭐가 그렇게 미안한 걸까요? 그리고 10년 전, 이들에게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이후 석이를 찾는 긴 여정이 시작되고, 그 과정에서 동이는 자신이 알지 못했던 석이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여정이 끝날 때쯤엔, 석이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 대해, 그리고 세상에 대해서도 새롭게 이해하게 되죠.

 

여정(Journey, itinerary / 旅程)

 

실종된 친구를 찾는 여정 속에서 자신과 세상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이야기, 이것이 <영원ㅌ 빚을 져서>의 줄거리입니다.

 

네! 지금까지 <영원에 빚을 져서>의 앞부분 줄거리를 짧게 말씀드렸는데요. 뒷부분의 줄거리가 궁금하신 분들은 한번 책을 구매해서 읽어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아직 다른 언어로 번역되진 않은 것 같은데, 그렇게 길지 않은 소설이라서, 어느 정도 한국어를 공부하신 분들이라면 충분히 읽으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생각할 거리] (10:05)

 

생각할 거리(Something to think about, food for thought / 考察の対象、考えるべき点)

 

네. 지금부터는 이 소설을 두고 생각해 볼 만한 점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려고 해요. 이 소설을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있다면, 그건 ‘사회적 참사’일 것입니다. 이 소설은 우리 같은 여러 개인, 그리고 사회가 ‘사회적 참사’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지금부터 이것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어 보도록 하죠.

 

관통하다(to run through, to penetrate / 貫く)

사회적 참사(Social disaster / 社会的惨事)

 

우선 ‘사회적 참사’가 무엇인지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요. ‘사회적 참사’는 개인의 실수나 불운이 아닌, 사회의 시스템 문제로 인해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사건을 의미합니다. 한국에서는 몇 년 전부터 자주 사용되기 시작한 말이에요. 비슷한 표현으로는 ‘사회적 재난’ 같은 말도 있죠.

 

불운(Misfortune, bad luck / 不運)

 

네. 이 소설 <영원에 빚을 져서>에는 세 가지의 사회적 참사가 등장하는데요. 2014년 한국에서 일어난 ‘세월호 침몰 사고’, 2022년 한국에서 일어난 ‘이태원 압사 사고’, 그리고 2010년 캄보디아에서 일어난 ‘프놈펜 압사 사고’인데요. 이 세 사건은 모두 사회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라는 점에서 ‘사회적 참사’라고 부를 수 있죠.

 

작동하다(to operate, to work / 作動する)

 

이 세 개의 사고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드리고 넘어가 보도록 할게요. 2014년에 일어난 ‘세월호 침몰 사고’는 한국의 ‘사회적 참사’를 대표하는, 가장 비극적인 사고입니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49분, 476명을 태우고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라는 배가 침몰하기 시작합니다. 침몰은 가라앉는 것을 의미해요.

 

침몰하다(to sink / 沈没する)

 

이 사고는 곧 전국적으로 보도되기 시작했고, 이 중 172명은 구조에 성공했지만, 나머지는 구조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이 침몰 사고로 299명이 목숨을 잃고, 5명이 실종됐죠.

 

구조(Rescue / 救助)

 

이 사고가 한국 사회에 특히 충격적으로 다가온 건, 피해를 입은 사람 대부분이 어린 고등학생들이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세월호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고등학생 325명이 타고 있었죠. 그리고 이 학생들 중 250명이 끝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현재 밝혀진 ‘세월호 침몰 사고’의 주된 원인은 ‘화물 과적’과 ‘선체 결함’인데요. ‘화물’은 물건을 뜻하고, ‘과적’은 실을 수 있는 무게보다 더 많이 싣는 것을 의미해요. 즉 배에 실을 수 있는 물건보다 더 많은 물건을 실었다는 것이죠. 그리고 선체 결함은, 배에 결함, 즉 문제가 있다는 뜻입니다.

 

화물 과적(Cargo overloading / 貨物過積載)

선체 결함(Hull defect / 船体欠陥)

 

이 ‘화물 과적’과 ‘선체 결함’은 잘만 확인한다면, 사전에 미리 알고 대처할 수 있는 문제들이었죠. 다시 말해, 만약, 이 ‘세월호’라는 배를 점검하는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었다면, 이 비극적인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이 때문에 ‘세월호 침몰 사고’는 사회적 시스템의 문제로 인해 발생한 대표적인 사회적 참사로 불리게 된 것이죠.

 

대처하다(to deal with, to cope with / 対処する)

점검하다(to check, to inspect / 点検する)

 

그리고 2022년에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는, 할로윈데이를 앞둔 2022년 10월 29일 밤 10시,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를 말해요. 압사는 무거운 것에 눌려서 죽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당시 이태원 곳곳에서는 할로윈데이 파티가 진행 중이었고, 최소 수만 명의 인파가 골목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었죠.

 

압사(Death by crushing / 圧死)

 

그중에서도 이태원 ‘세계음식거리’라는 거리에 특히 많은 사람이 몰리게 되었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이 거리에는, 거리에 들어갈 수 있는 최대 인원보다 약 7배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고 하네요.

사고는 이 ‘세계음식거리’에서 이태원역으로 내려가는 경사진 골목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했습니다. 골목이 사람으로 가득찬 상황에서 사람들이 서로 밀고 밀리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위쪽에서부터 하나둘 사람들이 넘어지기 시작했어요. 이후 앞에 있는 사람들까지 연쇄적으로 넘어지게 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깔리게 된 것입니다. 이 사고로 158명이 사망했고, 195명이 다쳤죠.

 

경사지다(to be slanted, to be sloped / 傾斜している)

골목(Alley, alleyway / 路地)

연쇄적으로(Sequentially, in a chain / 連鎖的に)

 

이 비극적인 사고의 원인으로는 경찰과 구청 등 국가 기관의 관리가 미흡했던 점, 그리고 사람들의 안전불감증이 꼽힙니다. 관리가 미흡하다는 건 관리가 부족하다는 것을 뜻하고, ‘안전불감증’은 안전에 익숙해져서 사고 위험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을 말해요. 이태원은 이 사고가 일어난 2022년 전에도, 매년 할로윈데이가 되면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이었습니다. 이전부터 압사 사고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 나오곤 했죠.

 

미흡하다(to be insufficient, to be unsatisfactory / 不十分だ)

안전불감증(Insensitivity to safety, safety apathy / 安全不感症)

 

심지어 사고가 발생한 날 저녁 6시에, 한 시민이 이태원 골목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할 것 같다고 경찰에 신고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신고를 받은 경찰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죠. 많은 사람들이, 만약 경찰과 구청이 사고가 일어나기 전에 현장을 통제했다면, 이런 비극적인 사건은 발생하지 않았을 거라고 말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이 사고를 ‘사회적 참사’로 부르게 되었죠.

 

통제하다(to control, to regulate / 統制する)

 

마지막으로 ‘프놈펜 압사 사고’는 2010년 11월 22일, 캄보디아의 꺼삑 섬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입니다. 당시 캄보디아에서는 ‘본 옴똑’이라는 축제가 진행되고 있었는데요. 축제를 즐기기 위해 ‘꺼삑 섬’이라는 섬을 찾은 사람들이 육지와 섬을 연결하는 다리에 몰리면서 약 1,000여 명이 연쇄적으로 넘어지게 되었고, 이로 인해 압사 사고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 사고로 300명이 넘는 사람이 사망하고, 750여 명이 다쳤다고 해요. 이 사고 역시 관리 미흡이 사고의 주 원인이 되었다는 점에서 ‘사회적 참사’로 분류될 수 있을 것입니다.

 

육지(Land, mainland / 陸地)

 

이렇게 세 개의 사회적 참사에 대해 간단히 설명을 드려 보았는데요. 이제 이 소설에서 던지고 있는 질문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어요. 아까 말씀드렸듯, 이 소설은 우리 같은 개인, 그리고 사회가 이러한 사회적 참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여러 질문이 나올 수 있겠지만, 오늘 저는 한 가지 질문에 집중해 보고 싶어요. 바로 “슬픔은 극복되어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에요. 슬픔을 극복한다는 건, 어떤 슬픔을 이겨내고 그것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해요. 아마 나라에 상관없이 일상에서 자주 사용되는 표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슬픔을 극복한다’는 건, 종종 삶을 살기 위해 필요한 일로 권장되기도 하죠. 슬픔에 빠져 있는 것은 부정적이라고 여겨지니까요. 그렇지 않나요?

 

극복하다(to overcome, to conquer / 克服する)

○ 권장되다 (to be recommended, to be encouraged / 奨励される)

 

하지만 여러분, ‘슬픔’에는 과연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걸까요? 우리는 반드시 슬픔에서 벗어나야만 하는 걸까요? 물론 슬픔은,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데서 오는 슬픔은, 그것을 떠올릴 때마다 우리를 아프게 하죠. 그런 이유에서 이 소설의 ‘동이’는 어머니를 떠나 보낸 슬픔을, 그리고 이 세상에서 일어난 ‘사회적 참사’가 가져온 슬픔을 외면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떠올릴 때마다 아픈 기억이니까요. 소설에서 ‘동이’는 이렇게 말하기도 하죠.

 

외면하다(to turn away from, to ignore / 外面する)

 

“그래서 도대체 어떡하자는 건데, 이미 일어난 일을.”

 

이 말에는, 이미 일어난 사고를, 그리고 그 사고가 가져온 슬픔을 빠르게 잊고 극복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담겨 있죠. 그리고 이것이 우리들의 마음을 건강하게 해 준다는 믿음도요.

 

하지만 여러분, 세상의 모든 죽음과 슬픔을 그렇게 잊으려고만 하는 게 최선인 걸까요? 이 소설은 바로 이 점에 대해 묻고 있습니다. 삐섯은 10년 만에 만난 석이가 자신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전해요.

 

“저한테 그런 말을 했거든요. 때때로 잊히지 않는 것이 바로 영원이라고.”

 

석이의 이 말에는 어떤 뜻이 담겨 있는 걸까요? 그것은 아마, 누군가의 죽음을 기억하고 그것을 슬퍼하는 한, 그 누군가는 영원히 살아있을 수 있다는 생각일 것입니다.

 

영원히(Forever, eternally / 永遠に)

 

이 소설은 이렇듯, 슬픔을 극복할 것이 아니라, 슬픔을 간직하고 살아야 하는 건 아닐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의 말이 이것을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간직하다(to keep, to cherish / 心に留めておく)

 

“나는 슬픔을 믿을 거야.”

 

이게 누구의 말인지는 소설을 읽고 여러분이 찾아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그런데 여러분, 아마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가까운 사람의 죽음이라면 당연히 오래오래 기억하고 슬퍼할 수 있겠지만, 나와 관련이 없는 사람들의 죽음을 왜 계속 슬퍼해야 할까?’라고요. 이 소설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작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은 서로 이어져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나와는 관련이 없어 보이는 죽음과 슬픔일지라도 그것은 결국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죠. 그러니 그것이 아무리 나와 먼 슬픔일지라도 함께 애도해야 하는 건 아닐까,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애도’는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는 것을 말해요.

 

애도하다(to mourn / 悼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런 말들이 그저 듣기 좋은 윤리적인 이야기로만 들리시는 분들도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 뜬구름 잡는 이야기라고 생각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이 듣고 싶네요.

 

윤리적인(Ethical / 倫理的だ)

뜬구름 잡다(to talk nonsense, to be impractical (lit. to catch a floating cloud) / 雲をつかむような話をする、非現実的だ)

 

이런 질문에 당연히 올바른 답, 정답은 없을 겁니다. 지금부터는 짧게 저의 생각을 이야기해 보고 싶어요. 앞에서 말씀드린 ‘세월호 침몰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저는 고등학교 3학년이었습니다. 이 사고에서 희생된 학생들은 저보다 딱 한 살 어린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었죠. 같은 고등학생이라는 유대감 때문이었을까요? 저와 제 친구들에게 이 사고는 남의 일 같지만은 않은 사건이었습니다. 우리는 슬픔과 함께 공포 분노를 느꼈죠.

 

희생된(Sacrificed, victimized / 犠牲になった)

유대감(Sense of bonding, solidarity / 紐帯感、連帯感)

공포(Fear, terror / 恐怖)

분노(Anger, rage / 怒り)

 

그런데 제가 느낀 감정은 이후 의문으로 바뀝니다. 한국의 정치사에서 이 ‘세월호 침몰 사고’는 한국의 정치 역사를 바꾼 사건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데요. 여기서 알 수 있듯, ‘세월호 침몰 사고’는 이후 슬픔과 애도의 대상으로 다루어지는 게 아니라, 정치적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됩니다. 이 사고는 점차 정치의 소재로 다루어지기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이제 이 사고가 언급되는 걸 지겨워하는 사람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세월호 침몰 사고’에서 ‘사람’이 빠지고 ‘숫자’만 남기 시작하면서, 이제 이만 하면 충분히 슬퍼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아직 사고와 관련된 진실이 모두 밝혀진 것이 아니라며, 이렇게 이 사고를 묻어 버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였죠. 이런 모습은 이후 ‘이태원 압사 사고’가 발생한 뒤에도 똑같이 반복되었습니다.

 

의문(Doubt, question / 疑問)

정치사(Political history / 政治史)

 

이런 상황에 대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저는 이렇게 생각하곤 했어요. 어쩌면 이 사회는 제대로 애도하는 법, 진심으로 슬퍼하는 방법을 잊어 버린 것 아닌가, 라고요. 어떤 비극적인 사고가 단순히 언급되고 이야기된다고 해서, 그것이 영원히 기억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잊으면 안 된다고 외치는 것만으로 제대로 된 애도가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해요. 중요한 것은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의 마음이겠죠.

 

언급되다(to be mentioned, to be referred to / 言及される)

 

비극적인 사회적 참사와 재난을 단순히 ‘사건’과 ‘숫자’로 기억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그래서 누군가의 세상이 무너져 버린 일로 대하고 슬퍼할 수 있을 때, 그 사고들이 영원히 기억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와 같은 비극이 반복되는 걸 막을 수 있는 것 아닐까요? 여러분의 생각이 듣고 싶네요.

 

[엔딩] (27:45)

 

네! 오늘 <윤 책방>에서는 여러분께 예소연 작가의 소설 <영원에 빚을 져서>라는 작품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처음부터 너무 무거운 작품을 소개해 드린 것이 아닌가 해서, 제 마음도 조금 무거워지는데요. 많은 생각할 거리를 제시하고 있는 좋은 작품이니까요, 가능하신 분들은 한국어로 한번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네! 오늘도 저의 팟캐스트에 함께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저는 다음 시간에 더 도움이 되는 이야기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언제나 건강 관리 잘해 주시고요. 우리는 다음 시간에 봅시다. 그럼 모두, 안녕!

 

Vocabulary

책방(Bookstore / 書店)

빈도를 높이다(to increase the frequency / 頻度を高める)

○ 출간되다 (to be published, to be released (a book) / 出版される、刊行される)

○ 중편 소설(Novella / 中編小説)

등단하다(to debut as a writer / 文壇にデビューする)

주목받다(to receive attention / 注目を浴びる)

권위 있다(to be authoritative, to be prestigious / 権威がある)

수상하다(to win a prize, to be awarded / 受賞する)

줄거리(Plot, synopsis / あらすじ)

스포일러(Spoiler / ネタバレ)

화자(Narrator, speaker / 話者)

췌장암(Pancreatic cancer / 膵臓癌)

떠나보내다(to send off, to let go (of someone who has passed away) / 見送る)

장례식을 치르다(to hold a funeral / 葬儀を執り行う)

상실감(Sense of loss / 喪失感)

헤어나오다(to get out of, to escape from (a difficult situation or feeling) / 抜け出す)

떨떠름하게 (Reluctantly, awkwardly / 渋々、気まずく)

실종되다(to go missing, to disappear / 失踪する)

교육 봉사 활동(Educational volunteer work / 教育ボランティア活動)

교차하다 (to cross, to intersect / 交差する)

여정(Journey, itinerary / 旅程)

생각할 거리(Something to think about, food for thought / 考察の対象、考えるべき点)

관통하다(to run through, to penetrate / 貫く)

사회적 참사(Social disaster / 社会的惨事)

불운(Misfortune, bad luck / 不運)

작동하다(to operate, to work / 作動する)

침몰하다(to sink / 沈没する)

구조(Rescue / 救助)

화물 과적(Cargo overloading / 貨物過積載)

선체 결함(Hull defect / 船体欠陥)

대처하다(to deal with, to cope with / 対処する)

점검하다(to check, to inspect / 点検する)

압사(Death by crushing / 圧死)

경사지다(to be slanted, to be sloped / 傾斜している)

골목(Alley, alleyway / 路地)

연쇄적으로(Sequentially, in a chain / 連鎖的に)

미흡하다(to be insufficient, to be unsatisfactory / 不十分だ)

안전불감증(Insensitivity to safety, safety apathy / 安全不感症)

통제하다(to control, to regulate / 統制する)

육지(Land, mainland / 陸地)

극복하다(to overcome, to conquer / 克服する)

○ 권장되다 (to be recommended, to be encouraged / 奨励される)

외면하다(to turn away from, to ignore / 外面する)

영원히(Forever, eternally / 永遠に)

간직하다(to keep, to cherish / 心に留めておく)

애도하다(to mourn / 悼む)

윤리적인(Ethical / 倫理的だ)

뜬구름 잡다(to talk nonsense, to be impractical (lit. to catch a floating cloud) / 雲をつかむような話をする、非現実的だ)

희생된(Sacrificed, victimized / 犠牲になった)

유대감(Sense of bonding, solidarity / 紐帯感、連帯感)

공포(Fear, terror / 恐怖)

분노(Anger, rage / 怒り)

의문(Doubt, question / 疑問)

정치사(Political history / 政治史)

언급되다(to be mentioned, to be referred to / 言及され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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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브라더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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