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 [윤 책방#2] 김애란 단편 소설 <좋은 이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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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윤 책방#2] 김애란 단편 소설 <좋은 이웃>
브라더윤
2025-10-08

윤 책방#2

김애란 소설 <좋은 이웃>

 

[인트로] (00:18)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브라더윤의 한국어 팟캐스트 시간입니다. 모두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10월 8일 수요일에 이 팟캐스트를 녹음하고 있습니다.

 

네! 오랜만에 ‘윤책방’ 시리즈로 돌아왔습니다. ‘윤책방’에서는 여러분께 한국의 소설과 영화를 소개해 드리고, 작품과 관련하여 함께 생각해 볼 만한 것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있습니다.

 

본격적인 작품 소개에 들어가기에 앞서, 제 근황에 대해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최근에 제가 조금 아팠습니다. 늘 여러분께 건강 잘 챙기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있는데, 정작 제 건강을 잘 챙기지 못했네요. 부끄럽습니다. 그래도 엄청 크게 아팠던 건 아니고요. 약한 장염에 걸렸어요. 지금은 거의 회복되었습니다. 참고로 장염은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장에 염증생기는 것을 말해요. 보통 상한 음식을 먹거나 너무 자극적인 음식을 먹었을 때 장염에 걸리게 되죠. 장염에 걸리게 되면 우선 배가 아프고, 경우에 따라서는 머리가 아프고 오한이 들기도 해요. 여기서 ‘오한이 든다’는 건, 이유 없이 강한 추위를 느끼며 몸이 떨리는 걸 이야기합니다. 아마 여러분도 한 번쯤은 이런 장염 증상을 겪어 본 적이 있으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죠?

 

○ 근황 (Recent status, how one has been / 近況)

○ 장염 (Enteritis, intestinal inflammation / 腸炎)

○ 염증 (Inflammation / 炎症)

○ 오한이 들다 (to have chills / 悪寒がする)

몸에 열이 나면서 추위를 느끼는 증상

A symptom where one feels cold while having a fever.

体に熱がありながら寒さを感じる症状。

 

저는 제가 먹는 모든 음식을 사진으로 기록하고 있는데요. 돌이켜보니, 아마 지난주 수요일에 먹었던 저녁이 문제가 된 것 같더라고요. 그날 갔던 식당이 살짝 위생이 좋지 않았었거든요. 같이 저녁을 먹었던 지인도 배가 아팠던 걸 보면, 아마 그날 저녁이 문제였던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어쨌든 지난 5일, 6일 정도 장염 때문에 살짝 고생을 했어요. 다행히 배는 그렇게 아프지 않았는데, 오한이 드는 증상, 즉 이유 없이 강한 추위를 느끼는 증상 때문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얼마나 강하게 추위를 느꼈나면, 기온이 20도를 넘는데 패딩, 즉 다운 자켓을 입고 다녔습니다. 한국에서는 다운 자켓을 ‘패딩’이라고 불러요. 그런데 꽤 두꺼운 패딩을 입었는데도 춥더라고요. 아직 반팔을 입는 사람들도 있는데, 저 혼자 패딩을 입고 걸어다니니까 많이 민망하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다행히 지금은 거의 다 회복되었답니다. 여러분은 저처럼 아프지 않게 부디 건강 관리 잘해 주시기를 바란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오늘의 책을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 위생 (Hygiene, sanitation / 衛生)

○ 패딩 (Padding, padded jacket / パディング、ダウンジャケット)

 

[오늘의 책과 작가 소개] (04:17)

 

네! 오늘 여러분께 소개해 드릴 작품은 김애란 작가의 단편 소설 <좋은 이웃>입니다. 먼저 김애란 작가에 대해 잠깐 소개를 해 드리겠습니다. 김애란 작가는 여러 베스트셀러 작품을 쓴, 한국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인데요. 아마 한국 문학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은 이 작가의 이름을 들어 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김애란의 작품 중 <비행운>이라는 소설집이 특히 유명하죠. 저는 지금으로부터 대략 13년 전, 고등학교 1학년 때 김애란의 작품을 처음 읽게 되었는데요. 당시에, 방금 말씀드린 <비행운>이라는 소설집을 엄청 몰입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후 이 작가의 다른 소설집들도 사고, 문학상을 받은 작품들도 찾아서 읽었었죠.

 

○ 소설집 (Collection of short stories / 小説集)

 

김애란의 작품이 가진 매력은 뭘까요? 여러 이야기가 나올 수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한국 사회에 도사리고 있는 여러 불안을 날카롭게 포착하고 그것을 너무 무겁지 않게, 하지만 호소력 있게 그려 낸다는 데서 김애란 작품의 매력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여기서 ‘도사리고 있다’는 건 무엇인가가 깊숙이 자리를 잡고 있다는 뜻이에요. 보통 부정적인 것을 이야기할 때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그리고 ‘호소력’은 마음을 사로잡는 힘을 의미하죠. 이해가 되실까요?

 

○ 도사리고 있다 (to be lurking, to be lying in wait / 潜んでいる)

○ 포착하다 (to capture, to seize / 捕捉する)

○ 호소력 (Power to appeal, persuasive power / 訴求力)

 

참고로 김애란이 처음 한국 문학계에 등장했을 당시에는 아주 젊은 작가였기 때문에, 작품에서 다뤄지는 문제들도 대부분 2030 청년들이 주로 느끼는 문제들이었는데요. 시간이 꽤 흐른 지금은, 사회를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더 넓어지고 깊어진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단편 소설 <좋은 이웃>은 김애란이 가장 최근에 발표한 소설집인 <안녕이라 그랬어>에 수록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을 비롯하여 이 소설집에 실린 모든 작품들은 현재 한국 사회의 여러 사회 문제들을 다루고 있는데요. 단순히 사회 문제를 제시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로 현대 한국인들이 이러한 사회 문제들에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지를 흡입력 있는 이야기로 그려 내고 있답니다. 참고로 ‘흡입력’은 무언가를 빨아들이는 힘을 의미해요.

 

○ 흡입력 (Absorbing power, engrossing quality / 吸引力)

 

자! 그러면 오늘 소개할 <좋은 이웃>이라는 작품은 어떤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지, 줄거리를 살펴보도록 할까요?

 

[줄거리] (07:43)

 

이 소설의 주인공은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남편과 함께 전세로 살고 있습니다. 여기서 ‘전세’는 집주인에게 큰돈을 보증금으로 맡기고, 계약 기간 동안 월세를 내지 않고 사는 방식을 말해요. 주인공은 자신의 집 거실을 개조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작은 독서교실을 운영하고 있죠.

 

○ 전세 (Jeonse, long-term rental deposit system / チョンセ)

한국의 독특한 주택 임대차 제도로, 보증금만 내고 월세 없이 사는 방식

A unique housing rental system in Korea where a tenant pays a large deposit upfront and lives rent-free for the contract period.

韓国独自の住宅賃貸借制度で、保証金のみを払い、家賃なしで住む方式。

○ 보증금 (Deposit money / 保証金)

○ 월세 (Monthly rent / 月家賃)

○ 개조하다 (to remodel, to renovate / 改造する)

 

이렇게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어느 날, 주인공은 집주인으로부터 집을 팔기로 했으니 내년 봄에 전세 계약이 끝나면 집을 나가 달라는 통보를 받게 됩니다. 주인공 부부는 갑작스럽게 살던 집을 떠나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죠.

 

통보 (Notice, notification / 通報)

 

 

이런 상황 속에서 주인공에게 새로운 시련이 닥치게 니다. 주인공 부부의 바로 윗집으로 삼십대 초반의 젊은 신혼부부가 이사를 오게 되었는데, 이 부부가 집에 들어 오기 전 약 한 달간 인테리어 공사를 한다고 한 거예요. 물론 인테리어 공사는 소음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다른 입주민들의 허락을 받아야 진행할 수 있죠. 그래서 이 부부는 주인공의 집을 방문해 인테리어 공사 동의서에 서명을 해 줄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주인공은 소음이 심하면 자신의 독서 교실 수업이 방해를 받을 수 있으니, 수업 시간에는 공사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허락을 해 줍니다.

 

시련이 닥치다 (To face an ordeal / 試練が訪れる)

○ 신혼부부 (Newlywed couple / 新婚夫婦)

소음 (Noise / 騒音)

입주민 (Resident, inhabitant / 入居者)

동의서 (Consent form / 同意書)

 

윗집 신혼부부가 돌아간 뒤 주인공은 내내 석연찮은 기분에 휩싸입니다. 이건 공사에 대한 불만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더 큰 이유는, 어쩌면 저 젊은 신혼부부가 전세가 아닌 매매로, 즉 집을 구입해서 들어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어요. 40대인 자신은 아직 전세로 살고 있는데, 10년은 더 어린 부부가 집을 구매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불안감을 느끼게 된 거죠.

 

○ 석연찮다 (to be suspicious, to be questionable / 釈然としない)

○ 매매 (Sale and purchase / 売買)

 

이런 불안감은 주인공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인공의 남편 역시 비슷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죠.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자기 집을 가진 사람과 자기 집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 사이의 경제적 격차가 더욱 심해져 가고 있었거든요. 주인공의 남편은 매일 상승하고 있는 부동산 가격 때문에 한동안 넋이 나간 얼굴로 출근을 하기도 했죠.

 

○ 부동산 (Real estate / 不動産)

○ 경제적 격차 (Economic disparity / 経済的格差)

○ 넋이 나가다 (to be out of one's mind, to be stunned / 魂が抜ける、呆然とする)

 

그리고 며칠이 지나 드디어 윗집의 인테리어 공사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에는 이 신혼부부가 작성한 글이 붙어 있었는데, 그 글의 끝에는 “좋은 이웃이 되겠습니다.”라는 말이 적혀 있었죠. 그 문장을 보고 주인공은 생각합니다. “만약 내가 지금 집에서 나가게 되지 않았다면, 아니 그보다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그래서 노동의 가치가 이렇게까지 떨어지지 않았다면, 나도 저 신혼부부처럼 좋은 이웃이 될 수 있었을까?” 라고요.

 

○ 폭등하다 (to skyrocket, to soar / 暴騰する)

○ 노동의 가치 (Value of labor / 労働の価値)

 

한편, 이 작품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가 함께 진행됩니다. 주인공은 몇 년 전 교통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시우’라는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데요. 시우는 집에 독서 교실을 차리기 전, 학생의 집에 방문하여 수업을 하는 ‘방문 교사’ 일을 할 때 만났던 학생입니다. 지금은 방문 교사 일을 그만두었지만, 시우와는 수업을 계속 이어오고 있었죠. 교통사고 후 학교에 적응하지 못해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시우가 유일하게 주인공의 수업을 좋아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인공 역시 똑똑할 뿐 아니라 자신을 잘 따르는 시우에게 마음이 가 수업을 계속 이어오고 있었던 거죠. 하지만 사실 주인공이 시우와의 수업을 계속 이어온 이유에는 일종의 도덕적만족감도 존재했습니다. 시우의 부모님은 시장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시우의 환경을 보며 자신이 “사람을 살리는 일”을 하고 있다는 만족감을 느끼고 있던 거죠.

 

○ 마음이 가다 (to be drawn to, to be interested in / 心が惹かれる)

○ 도덕적 (Moral / 道徳的)

○ 만족감 (Sense of satisfaction / 満足感)

○ 넉넉하지 못하다 (to be not well-off, to be lacking / 豊かではない)

 

그러던 어느 날, 시우의 어머니는 주인공에게 뜻밖의 이야기를 꺼내게 됩니다. 시우 집이 옆 동네에 새로 지어진 아파트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는 거예요. 심지어 전세나 월세가 아닌 매매로, 즉 집을 구입해서 들어가는 거였죠. 이 말을 들은 주인공은 복잡한 기분에 사로잡힙니다. 분명 좋은 소식인데, 이유 모를 불안함을 느끼게 된 거예요. 이 불안함은 결국, 자신이 윗집에 이사 오는 신혼부부에 이어 내심 동정심을 가지고 있던 시우 가족에게까지 뒤처지게 되었다는 불안함이었습니다

 

○ 동정심 (Sympathy, compassion / 同情心)

○ 뒤처지다 (to fall behind / 後れを取る)

 

그날 밤, 잠에 들지 못한 주인공은 우연히 현관 앞에 쌓아 둔 책 한 권을 펼치게 되었는데, 그 책에서 스무 살 무렵의 남편이 밑줄 친 문장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문장이었죠.

 

“저희들도 난장이랍니다. 서로 몰라서 그렇지. 우리는 한편이에요.”

 

이건 한국의 산업화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라는 소설의 한 문장인데요. 여기서 ‘난장이’는 산업화와 도시화 속에서 고통받는 가난한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이 문장은 우리 모두가 함께 고통 받고 있는 ‘난장이’이며 우리는 한편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죠. 아마도 스무 살 무렵의 남편은 이 문장을 읽으며, 경제 발전보다도 사람이 다른 사람의 슬픔에 공감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 산업화 (Industrialization / 産業化)

○ 도시화 (Urbanization / 都市化)

 

이후 주인공은 자신이 오늘 내내 느낀 상실감과 제대로 마주하게 됩니다. 그건 바로, 자신과 남편이 정말 소중한 우리들 자신을 잃어 버렸다는 상실감이었던 거예요.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노동의 가치가 땅에 떨어지는 상황 속에서, 남들보다 뒤처진다는 불안감 때문에 어쩌면 ‘좋은 이웃’이 될 수도 있었던 우리 자신을 잃어 버렸다는 데서 크나큰 상실감을 느끼게 된 거였죠. 이후 주인공은 불 꺼진 현관에 오래도록 서 있고, 그렇게 소설은 마무리됩니다.

 

상실감 (Sense of loss / 喪失感)

 

 

[생각할 거리] - 한국의 새로운 계급, 부동산 계급 (16:20)

 

네! 지금까지 김애란 작가의 소설 <좋은 이웃>의 줄거리를 살펴보았는데요. 이제 이 소설과 관련하여 생각할 만한 거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이 소설은 단순히 이웃 간의 갈등을 넘어, 오늘날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아주 중요한 문제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바로 세대 갈등경제적 격차,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부동산 문제죠.

 

○ 갈등 (Conflict / 葛藤)

○ 세대 갈등 (Generational conflict / 世代間対立)

 

소설 속 주인공이 윗집 신혼부부와 시우 가족을 보며 느꼈던 불안감과 상실감, 혹시 기억나시나요? 그 감정의 뿌리에는 바로 ‘집’, 즉 부동산이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는 ‘자기 집이 있느냐’, ‘어디에 사느냐’, 그리고 ‘앞으로 집을 살 희망이 있느냐’가 사람들 사이의 계급을 나누는 새로운 기준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걸 ‘부동산 계급’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한국 사회에 ‘부동산 계급’이라는 새로운 계급이 나타난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역사적 배경을 잠깐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사회와 달리, 한국은 식민 지배와 6.25 전쟁을 겪으면서 전통적인 계급이 거의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식민 지배와 전쟁을 거치며 정치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완전히 폐허가 된 한국은 모두가 똑같이 가난하고 힘들었죠.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에 한국인들은 다들 똑같은 꿈을 품게 됩니다. 열심히 노력하면 얼마든지 성공하고 부자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이었죠.

 

○ 폐허 (Ruin, wasteland / 廃墟)

 

이런 희망을 잘 보여주는 한국 속담이 있는데요. 바로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입니다. 여기서 ‘개천’은 작은 시냇물을 뜻하고 ‘용’은 전설 속의 동물을 뜻하죠. 즉, 가난하고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자신의 노력으로 아주 대단한 인물이 되는 경우를 비유하는 말입니다.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은 고도 성장기를 살아가던 한국인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속담이었습니다. 이를 다른 말로 ‘자수성가 신화’라고도 불러요. ‘자수성가’는 부모의 도움 없이 혼자의 힘으로 집안을 일으키는 것을 말합니다. 이렇듯 7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의 고도 성장기에, 한국인들은 노력하면 상위 계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즉 계층 사다리가 존재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열심히 일했던 거예요.

 

○ 개천에서 용 난다 (A dragon emerges from a stream / どぶから龍が出る)

어려운 환경에서 훌륭한 인물이 나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A metaphor for a great person emerging from a difficult background.

厳しい環境から素晴らしい人物が現れることを比喩的に言う言葉。

○ 고도 성장기 (High-growth period / 高度成長期)

○ 대변하다 (to represent, to speak for / 代弁する)

○ 자수성가 (Self-made, to achieve success on one's own / 自手成家)

○ 집안을 일으키다 (to build up one's family fortunes / 家を興す)

○ 상위 계층 (Upper class / 上位階層)

○ 계층 사다리 (Social ladder / 階層の梯子)

 

하지만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이 계층 사다리가 점차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한국의 경제 성장이 둔화되고, 모든 자본이 부동산으로만 몰리면서 집값의 상승률이 월급의 상승률을 훨씬 뛰어넘게 된 거죠. 다시 말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심지어 한국에서 돈을 가장 많이 버는 직업을 가져도, 오직 자신의 힘만으로 서울에 좋은 집을 사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원래 서울에 집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가만히 있어도 자산이 몇 배씩 늘어나면서, 집이 없는 사람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부를 이루게 되었죠. 이런 상황이 20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결국 서울 어디에 자기 집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계급이 정해지는 ‘부동산 계급화’ 현상이 나타난 겁니다. 이해가 되실까요?

 

○ 둔화되다 (to be slowed down, to be blunted / 鈍化する)

○ 상승률 (Rate of increase / 上昇率)

○ 자산 (Asset / 資産)

○ 부를 이루다 (to accumulate wealth / 富を築く)

 

그리고 이 부동산이 만들어낸 새로운 계급은, 심각한 세대 갈등으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요즘 한국에서는 2030 청년 세대와 4050 중년 세대 사이의 갈등이 아주 중요한 사회 문제로 다뤄지고 있는데요. 2030 청년 세대는 자신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부모님 세대인 4050 세대처럼 서울에 집을 살 수 없을 거라는 사실에 큰 박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박탈감’은 무언가를 빼앗긴 듯한 억울한 감정을 말해요. 청년들은 4050 세대를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던 좋은 시절에 직장을 구하고 집을 살 수 있었던, 시대를 잘 타고난 운 좋은 세대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좋은 기회는 다 누렸으면서 이제 와서 2030 세대가 올라갈 계층 사다리를 걷어차 버렸다고 비난하고 있어요. 반면 4050 세대는 2030 세대를 힘든 일은 하지 않으려 하고 능력도 없으면서 남의 탓만 하는 세대로 보고 있죠.

 

○ 박탈감 (Sense of deprivation / 剥奪感)

○ 걷어차다 (to kick away, to reject / 蹴り飛ばす)

 

이렇듯 부동산을 중심에 두고 세대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데요. 이때 어떤 분들은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어요. “애초에 꼭 서울에 살아야 하나? 서울이 아닌 다른 곳에 집을 구하면 되지 않나?” 라고요. 하지만 한국은 ‘서울 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회의 거의 모든 중요한 인프라가 서울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좋은 학교와 학원, 대형 병원 같은 시설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청년들이 원하는 좋은 일자리의 대부분이 서울에 몰려 있죠. 실제로 청년들에게 서울을 떠나 지방에 자리를 잡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청년들에게 무조건 서울을 떠나라고 말하는 것은 청년들을 분노하게 할 뿐이죠.

 

○ 서울 공화국 (Republic of Seoul / ソウル共和国)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되어 서울이 다른 지역을 압도하는 현상을 비판적으로 이르는 말

A critical term for the phenomenon where everything, including politics, economy, and culture, is concentrated in Seoul, overwhelming other regions.

政治、経済、文化などすべてがソウルに集中し、ソウルが他の地域を圧倒する現象を批判的に言う言葉。

○ 인프라 (Infrastructure / インフラ)

 

자! 이렇듯 현재 한국에서 부동산은 단순히 ‘내가 살 집’이라는 의미를 넘어, 그 자체로 계급과 세대의 격차를 보여주는 사회적 상징물이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세대 갈등이 깊어지는 것을 넘어, 한국 경제 전체에 심각한 위기가 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죠. 부디 한국 사회가 <좋은 이웃>의 마지막 부분에 인용된 문장처럼, 우리 모두가 “서로 몰라서 그렇지. 한편”이라는 것을 깨닫고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길로 걸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상징물 (Symbol, icon / 象徴物)

○ 공존하다 (to coexist / 共存する)

 

[엔딩] (24:25)

 

네! 오늘은 여러분께 김애란의 단편 소설 <좋은 이웃>에 대한 이야기를 드려 보았는데요. 소설 자체도 아주 흥미롭지만, 지금의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중요한 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니까요. 기회가 되시는 분들은 이 작품을 포함하여 이 작품이 실린 <안녕이라 그랬어>라는 소설집을 꼭 한번 읽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네! 오늘도 저의 팟캐스트에 함께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저는 다음 시간에 더 즐거운, 재미있는, 유익한 이야기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 관리 잘해 주시고요. 우리는 다음 시간에 봅시다. 그럼 모두 안녕!

 

Vocabulary

 

○ 근황 (Recent status, how one has been / 近況)

○ 장염 (Enteritis, intestinal inflammation / 腸炎)

○ 염증 (Inflammation / 炎症)

○ 오한이 들다 (to have chills / 悪寒がする)

  • 몸에 열이 나면서 추위를 느끼는 증상

  • A symptom where one feels cold while having a fever.

  • 体に熱がありながら寒さを感じる症状。

○ 위생 (Hygiene, sanitation / 衛生)

○ 패딩 (Padding, padded jacket / パディング、ダウンジャケット)

○ 소설집 (Collection of short stories / 小説集)

○ 도사리고 있다 (to be lurking, to be lying in wait / 潜んでいる)

○ 포착하다 (to capture, to seize / 捕捉する)

○ 호소력 (Power to appeal, persuasive power / 訴求力)

○ 흡입력 (Absorbing power, engrossing quality / 吸引力)

○ 전세 (Jeonse, long-term rental deposit system / チョンセ)

  • 한국의 독특한 주택 임대차 제도로, 보증금만 내고 월세 없이 사는 방식

  • A unique housing rental system in Korea where a tenant pays a large deposit upfront and lives rent-free for the contract period.

  • 韓国独自の住宅賃貸借制度で、保証金のみを払い、家賃なしで住む方式。

○ 보증금 (Deposit money / 保証金)

○ 월세 (Monthly rent / 家賃)

○ 개조하다 (to remodel, to renovate / 改造する)

통보 (Notice, notification / 通報)

시련이 닥치다 (To face an ordeal / 試練が訪れる)

○ 신혼부부 (Newlywed couple / 新婚夫婦)

소음 (Noise / 騒音)

입주민 (Resident, inhabitant / 入居者)

동의서 (Consent form / 同意書)

경제적 격차 (Economic disparity / 経済的格差)

○ 석연찮다 (to be suspicious, to be questionable / 釈然としない)

○ 매매 (Sale and purchase / 売買)

○ 부동산 (Real estate / 不動産)

○ 넋이 나가다 (to be out of one's mind, to be stunned / 魂が抜ける、呆然とする)

○ 폭등하다 (to skyrocket, to soar / 暴騰する)

○ 노동의 가치 (Value of labor / 労働の価値)

○ 마음이 가다 (to be drawn to, to be interested in / 心が惹かれる)

○ 도덕적 (Moral / 道徳的)

○ 만족감 (Sense of satisfaction / 満足感)

○ 넉넉하지 못하다 (to be not well-off, to be lacking / 豊かではない)

○ 상실감 (Sense of loss / 喪失感)

○ 동정심 (Sympathy, compassion / 同情心)

○ 뒤처지다 (to fall behind / 後れを取る)

○ 산업화 (Industrialization / 産業化)

○ 도시화 (Urbanization / 都市化)

○ 갈등 (Conflict / 葛藤)

○ 세대 갈등 (Generational conflict / 世代間対立)

○ 경제적 격차 (Economic disparity / 経済的格差)

○ 폐허 (Ruin, wasteland / 廃墟)

○ 개천에서 용 난다 (A dragon emerges from a stream / どぶから龍が出る)

  • 어려운 환경에서 훌륭한 인물이 나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 A metaphor for a great person emerging from a difficult background.

  • 厳しい環境から素晴らしい人物が現れることを比喩的に言う言葉。

○ 고도 성장기 (High-growth period / 高度成長期)

○ 대변하다 (to represent, to speak for / 代弁する)

○ 자수성가 (Self-made, to achieve success on one's own / 自手成家)

○ 집안을 일으키다 (to build up one's family fortunes / 家を興す)

○ 상위 계층 (Upper class / 上位階層)

○ 계층 사다리 (Social ladder / 階層の梯子)

○ 둔화되다 (to be slowed down, to be blunted / 鈍化する)

○ 상승률 (Rate of increase / 上昇率)

○ 자산 (Asset / 資産)

○ 부를 이루다 (to accumulate wealth / 富を築く)

○ 박탈감 (Sense of deprivation / 剥奪感)

○ 걷어차다 (to kick away, to reject / 蹴り飛ばす)

○ 서울 공화국 (Republic of Seoul / ソウル共和国)

  •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되어 서울이 다른 지역을 압도하는 현상을 비판적으로 이르는 말

  • A critical term for the phenomenon where everything, including politics, economy, and culture, is concentrated in Seoul, overwhelming other regions.

  • 政治、経済、文化などすべてがソウルに集中し、ソウルが他の地域を圧倒する現象を批判的に言う言葉。

○ 인프라 (Infrastructure / インフラ)

○ 상징물 (Symbol, icon / 象徴物)

○ 공존하다 (to coexist / 共存す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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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er
브라더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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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Jerry
· 9 months ago
thank you for your hard working! I really want to have a read the book, very attractive.
브라더윤
· 9 months ago
안녕하세요, Jerry 님! 힘 나는 댓글 정말 감사드립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 보시기를 추천드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