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브라더윤의 한국어 팟캐스트 시간입니다. 모두 건강히 잘 지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10월 19일 일요일에 이 팟캐스트를 녹음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제가 팟캐스트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는 걸 다들 아실 텐데요. 평소 이 홈페이지에 팟캐스트의 트랜스크립트와 제가 찍은 사진들을 올리고 있죠. 그런데 최근에 제 홈페이지에 갑자기 많은 분들이 가입을 해 주셨습니다. 사실 제 홈페이지는 가입을 하지 않으셔도 모든 글을 보실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가입을 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없었는데요. 지난 일주일 동안 꽤 많은 분들이 가입을 해 주신 거예요. 숫자를 보고 깜짝 놀랐답니다. 비록 드릴 건 없지만, 홈페이지에 가입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많은 분들이 방문해 주시는 만큼, 앞으로는 홈페이지 관리에 더 신경을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그리고 여러분! 최근 한국은 가을 장마가 왔답니다. 가을 장마는, 가을에 여러 날 동안 계속해서 비가 내리는 걸 말해요. 한국은 올해 여름에 생각만큼 비가 많이 오지 않았는데, 가을이 되고 최근 일주일 넘게 계속 비가 내리거나 흐린 날이 이어지고 있답니다. 날씨가 조금씩 추워지고 있는데 비까지 내리니까, 밤에는 정말 꽤 추운 날씨가 되었죠.
○ 가을 장마(Autumn rainy season / 秋の長雨)
한국의 가을은 나들이 가기에 좋은 날씨라서 한국인들이 1년 중 가장 기다리는 계절인데요. 이렇게 날씨가 가장 좋을 때에 비가 내리고 하늘이 흐려서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많답니다. 그래도 일기 예보를 보면 내일부터는 비가 그치는 것 같아서 다행이네요. 빨리 날이 개어서 조금 더 좋은 날씨가 찾아오면 좋겠습니다.
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오늘의 주제를 소개해 드리려고 하는데요. 오늘은, 여러분에게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를 가져왔습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한(恨)의 정서’라는 개념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이 ‘한의 정서’는 한국인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정서, 즉 감정 중 하나로 꼽히는데요. 보통 한국 문학을 이야기할 때 많이 언급되는 개념입니다.
최근에 한 청취자 분께서 이 ‘한의 정서’에 대해 알고 싶다는 리퀘스트를 주셔서 오늘 다루어 보게 되었는데요. 아마도 이 청취자 분께서는 한국 문학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계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 이 ‘한의 정서’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요. 제가 아주 옛날 에피소드에서 말씀드렸지만, 저는 한국에서 ‘국어교육’을 전공했답니다. 한국에서 ‘국어교육’은 한국의 학생들에게 한국어와 한국 문학을 가르치는 것을 뜻해요. 참고로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건 ‘한국어교육’이라고 불러요.
○ 정서 (Emotion, sentiment / 情緒)○ 전공(Major, specialization / 専攻)
아무튼 이 ‘한의 정서’는 제가 전공한 ‘국어교육’에서도 상당히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개념이에요. 그래서 오랜만에 대학 전공 수업 발표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이번 에피소드를 준비할 수 있었답니다. 좋은 리퀘스트를 주신 청취자 분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네! 그러면 지금부터 ‘한의 정서’에 대한 이야기를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 사전적(Dictionary definition / 辞書的な)
네! 그럼 먼저, ‘한의 정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말씀을 드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한의 정서’는 ‘한’을 느끼는 정서, 즉 감정 또는 마음을 말하는데요. 그럼 과연 여기서 ‘한’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한’이라는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면, “몹시 원망스럽고 억울하거나 안타깝고 슬퍼서 응어리진 마음”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말이 참 어렵죠? 여기서 응어리진다는 건, 슬픔이나 분노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쌓여서 덩어리가 되는 걸 의미해요. 이해가 되실까요? 그럼 다시 말해, ‘한’은 분노와 슬픔 같은 부정적인 감정이 쌓이고 쌓여서 덩어리처럼 된 것을 의미하는 것 같네요. 그렇죠?
○ 원망스럽다(to be resentful, to feel unjustly treated / 恨めしい)
○ 억울하다(to be victimized, to feel unfairly treated / 悔しい)
○ 안타깝다(to be regrettable, to feel pity / 切ない)
○ 응어리지다(to be pent up, to be bottled up / 凝り固まる)
○ 부정적(Negative / 否定的)
여기까지 들었을 때, 아마 여러분께서는 이 ‘한’이라는 감정이 ‘슬픔’이나 ‘분노’가 많이 쌓인 상태를 가리킨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여러분! 사실 이 ‘한’이라는 개념은 이렇게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닙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아직까지 한국의 학자들 사이에서도 이 ‘한’이라는 개념은 명확히 정의되지 않았습니다. 다들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있긴 하지만, 또 조금씩 다른 차원에서 ‘한’에 대해 설명하고 있어요. 다시 말해, ‘한’은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양한 의미를 띨 수 있다는 거죠. 이해가 되실까요?
○ 학자(Scholar, academic / 学者)
○ 명확히(Clearly, distinctly / 明確に)
○ 정의되다(to be defined / 定義される)
○ 관점(Viewpoint, perspective / 観点)
네! 이렇듯 ‘한’이라는 개념은 아주 복잡하고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요. 이어서, ‘한’이 가지고 있는 이 다양한 의미에 대해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네! 방금 말씀드린 것처럼, ‘한’에 대한 설명은 학자들마다 조금씩 다른데요. 지금부터는 ‘한’에 대한 몇 가지 관점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 첫 번째로, ‘한’을 이루지 못한 사랑과 그리움에서 비롯한 감정으로 설명하는 관점입니다. 사람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을 때, 또는 누군가가 너무나 그리운데 만날 수 없을 때 큰 슬픔과 그리움을 느끼게 되죠? 이때 어떤 사람은 이 슬픔과 그리움을 이겨내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한 행동을 할 수도 있을 거예요. 또 어떤 사람은 이러한 슬픔과 그리움을 그냥 받아들이고 체념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죠. 여기서 ‘체념’은 희망을 버리는 태도를 말합니다.
○ 체념하다(to resign oneself, to give up / 諦める)
‘한’을 설명하는 이 관점에서는, ‘한’이 자신의 슬픔과 그리움을 그냥 받아들이고 체념할 때 느끼게 되는 정서, 즉 마음이라고 봐요. 이러한 의미의 ‘한’은 특히 한국의 전통 문학을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데요. 한국 전통 문학에는 여성이 만날 수 없는 연인을 그리워하지만 체념하는 모습을 보이는 작품이 상당히 많은데요. 이런 작품에 나타나는 주된 정서를 ‘한의 정서’라고 설명하곤 하죠. 이해가 되실까요?
자! 이어서 두 번째로, ‘한’을 아주 간절한 소원을 품었을 때 느끼는 감정으로 설명하는 관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간절히 바라는 소망이 하나쯤은 있잖아요? 그런데 어떤 소원은 결국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또 어떤 소원은 결국 이루어지지 못할 때가 있죠. 그리고 이 경우, 그 소원을 품고 있는 사람 역시 이 소원이 이루어지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요. 그렇죠? 이 관점은 이렇듯, 어떤 사람이 무언가를 간절히 바라지만, 결국 그것이 이루어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을 때 느끼는 절망적인 감정을 ‘한’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첫 번째 관점과 비슷한 부분도 있지만, 첫 번째 관점의 ‘한’이 과거를 떠올리며 느끼는 ‘한’이라면, 지금 말씀드린 두 번째 관점의 ‘한’은 미래를 바라보며 느끼는 ‘한’이라는 차이가 있죠. 이해가 되실까요?
○ 간절하다(to be earnest, to be desperate / 切実だ)
○ 소원을 품다(to harbor a wish / 願いを抱く)
네! 이어서 세 번째로, ‘한’을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마음에 맺히는 감정으로 설명하는 관점입니다. 살다 보면, 내가 저지르지도 않은 일 때문에 오해를 받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이유 없이 미움을 받거나 괴롭힘을 당하기도 하죠? 이 관점은 이렇게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느끼는 서러움이 쌓여서 ‘한’이 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억울함과 서러움이 쌓여서 만들어진 ‘한’은 종종 ‘병적인 증상’, 즉 병과 같은 증상과 함께 다루어지기도 하는데요. 예를 들어, 현대 의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증상을 보일 때, 이것이 가슴에 쌓인 ‘한’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식입니다. 이해가 되시죠?
○ 마음에 맺히다(to be bottled up in one's heart / 心に残る)
○ 저지르다(to commit (a crime, a mistake) / 犯す)
○ 서러움(Sorrow, sadness / 悲しみ)
○ 병적(Pathological, morbid / 病的な)
자!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을 역사적인 아픔과 관련된 감정으로 설명하는 관점입니다. 한국은 지리적인 특성 때문에, 역사적으로 주변 나라들로부터 많은 침략을 받아 왔습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어야 했겠죠? 이 관점은, 이런 역사적인 사건으로 인해 우리 민족이 집단적으로 느꼈던 아픔과 서러움을 ‘한’이라고 봅니다. 즉 이 관점에서의 ‘한’은 개인의 감정을 넘어선 민족 전체의 감정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 역사적(Historical / 歴史的)
○ 지리적(Geographical / 地理的)
○ 침략(Invasion / 侵略)
○ 집단적 (Collective / 集団的)
네! 이렇듯 ‘한’이라는 감정 속에는 사랑의 아픔, 이루지 못한 소망, 억울함과 서러움, 그리고 역사적 슬픔까지 아주 다양한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한’은 어느 하나로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다층적인 감정이라고 볼 수 있죠. 다층적이라는 건 여러 층, 즉 여러 모습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걸 뜻해요.
○ 복합적(Complex, compound / 複合的)
○ 다층적(Multi-layered / 多層的)
자! 그런데, 여러분! 여기까지 들으셨을 때, 이런 생각을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럼 ‘한’이라는 감정은 엄청 부정적인 감정인 거구나.”라고요. 실제로 ‘한’을 처음으로 다루었던 문학인들과 학자들은 대부분 ‘한’을 한국인만의 부정적인 정서와 관련 지어서 이해하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에 대한 접근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죠. 물론 여전히 '한’을 복잡하고 심오한 부정적인 정서로 보기는 해요.
○ 문학인(Literary person, writer / 文学人)
○ 심오하다(to be profound, to be deep / 深遠だ)
하지만 최근에는 그 부정적인 정서를 느끼는 데서 ‘한’이 끝나는 게 아니라, 그 부정적인 감정을 마음 깊숙이 받아들이고 체념함으로써, 오히려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는 것까지를 ‘한’이라고 설명하곤 합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한’은 단순한 감정이라기보다는, 내가 감당하기 힘든 부정적 감정을 밖으로 쏟아내지 않고 이를 담담하게 감내함으로써 그것을 극복해 내는 태도와 행동이라고 볼 수 있죠. 설명이 조금 어렵죠? 쉽게 정리해서 말씀드리면, ‘한’은 단순히 부정적 감정이 아니라, 그 부정적 감정을 극복해 내는 한국인만의 방식이라고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에 대한 이러한 최근의 관점은, 한국인이 부정적 정서를 그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는 나약한 모습이 아니라, 그것을 극복해 내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모습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이기도 하죠. 이해가 되실까요?
○ 해소하다(to resolve, to relieve / 解消する)
○ 담담하다(to be calm, to be composed / 淡々としている)
○ 감내하다(to endure, to bear / 甘受する)
○ 극복해 내다(to overcome / 克服する)
○ 수동적(Passive / 受動的)
○ 능동적(Active / 能動的)
○ 주체적(Independent, subjective / 主体的)
네! 지금까지 ‘한의 정서’의 ‘한’이 어떤 의미인지를 길게 살펴보았는데요. 이번에는 조금 뜬금없는 이야기 하나를 드리려고 해요. 바로 ‘한’을 만들어진 감정으로 볼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만들어진 감정’이라는 건, 결국 ‘한’이 오래 전부터 한국인이 간직해 온 감정이 아니라, 누군가가 이것을 ‘한국인의 감정’이라고 포장해서 만들어 냈다는 의미이죠.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요?
○ 포장하다(to package, to wrap up / 包装する)
이것을 이해하려면, 1960년대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를 먼저 이해해야 합니다. 1960년대에 들어섰을 무렵, 한국은 최빈국, 즉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습니다. 아직 본격적인 경제 개발이 시작되기 전이었죠. 뿐만 아니라, 당시 한국은 식민 지배와 전쟁이 남긴 후유증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1960년대면, 식민 지배와 전쟁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많이 살아있을 때였는데요. 식민지의 경험과 전쟁의 경험이 당시 한국인들의 가슴 속에 큰 상처를 남겼던 거죠.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은 극심한 가난, 그리고 민족이 겪어야 했던 끔찍한 경험들은 한국인들의 민족적 자존감을 낮추고 열등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열등감은 자신을 남보다 부족한 존재라고 느끼는 감정을 말해요. 이해가 되시나요?
○ 최빈국(Least developed country, poorest nation / 最貧国)
○ 후유증(Aftereffect, aftermath / 後遺症)
○ 극심하다(to be severe, to be extreme / 極甚だ)
○ 자존감(Self-esteem, self-worth / 自尊心)
○ 열등감(Inferiority complex / 劣等感)
자! 그런데 이게 과연 ‘한’이라는 감정과 무슨 관련이 있는 걸까요? 1960년대 한국은 이제 막 경제 개발을 시작하려던 참이었습니다. 그런데 나라 전체가 열등감에 빠져 하나로 뭉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경제 개발을 이루기는 쉽지 않았죠. 그래서 당시 한국의 정부와 학자들은 한국인이 열등한 민족이 아니고, 우리가 다른 민족과 나라가 가지지 못한 우리만의 문화와 정체성을 가지고 있음을 강조하기 시작했습니다.
○ 뭉치다(to unite, to band together / 団結する)
○ 정체성(Identity / アイデンティティ)
그리고 이런 분위기 속에 발전한 학문이 바로 ‘한국학’이라는 학문이었어요. ‘한국학’은 말 그대로 한국적인 것이 무엇인지를 연구하는 학문인데요. 당시 학자들은 ‘한국학’이라는 학문을 통해 한국의 역사, 한국의 문학, 한국의 문화 등을 연구했죠. 그리고 가장 한국적인 것을 찾는 과정에서, ‘한’이라는 정서가 다른 민족과 국가에서 찾아보기 힘든 ‘한국인만의 독특한 정서’로 주목받게 된 것입니다. 이해가 되실까요?
자! 이렇게 학자들에 의해 주목받기 시작한 한의 정서는, 이후 학교 교육을 통해 모든 한국인에게 알려지게 됩니다. 수십 년 동안 국어와 문학 교과서는 ‘한’을 우리 문학의 중요한 전통이자 특징이라고 강조해 왔고, 학생들은 아주 자연스럽게 이것을 배우게 되었죠. 지금 사용되는 문학 교과서에도 ‘한의 정서’가 한국인의 보편적이고 전통적인 정서라고 언급되어 있어요. 이렇듯 1960년대에 한국인을 하나로 뭉치기 위해 강조되기 시작한 ‘한’이라는 정서는, 국가 차원의 교육을 통해 한국인의 의식 속에 강하게 자리잡게 되었다고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았던 정서라고 말할 수는 없을 거예요. 다만 이것을 이렇게까지 강조하게 된 데에는, 어느 정도 정치적인 목적이 있었다고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정치적(Political / 政治的)
정리하자면, ‘한’이라는 감정이 만들어졌다는 말은, ‘한’이라는 개념이 완전히 새로 만들어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한’은 역사적으로 한국인의 마음과 문화 속에 존재해 왔지만, 정치적인 목적에서 이것이 크게 다루어지기 시작했다는 뜻으로 이해해 주시면 돼요. 이해가 되실까요?
자!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한국인의 ‘한의 정서’가 가장 잘 나타나는 시 작품 하나를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시인 ‘김소월’의 <접동새>라는 작품입니다. 한국의 문학 교과서에서 이 작품을 다룰 때는 반드시 ‘한의 정서’를 함께 언급한답니다. 제가 이 시를 낭독해 드릴 건데, 조금 어려운 단어들이 많아서 아마 이해하기 쉽지 않으실 거예요. 제가 먼저 이 시의 배경을 간단하게 설명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한국의 설화, 즉 옛날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인데요. 이런 이야기입니다. 아주 먼 옛날, 한 소녀가 있었습니다. 이 소녀는 부모, 그리고 아홉 명의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죠.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가 돌아가시게 되었고, 아버지가 새어머니를 데리고 왔는데요. 이 새어머니는 성격이 아주 흉악한 사람이었습니다. 흉악하다는 건 성격이 아주 나쁘다는 걸 뜻해요. 이 성격 나쁜 새어머니는 소녀와 9명의 남동생들을 매일 매일 괴롭혔죠.
○ 설화(Folk tale, legend / 説話)
○ 흉악하다(to be ferocious, to be heinous / 凶悪だ)
그러던 어느 날, 소녀가 부잣집 아들과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요. 새어머니가 이것을 시기하기 시작합니다. 시기한다는 건 남이 잘되는 걸 보고 부러워하고 미워하는 걸 뜻해요. 소녀가 행복해지는 걸 보기 싫었던 새어머니는 소녀를 불에 태워 죽이게 되었습니다. 아주 잔인하죠? 이후 아홉 명의 남동생이 소녀가 타고 남은 재 앞에서 슬프게 울자, 갑자기 그 재 속에서 한 마리의 접동새가 날아올랐다고 해요. 이 ‘접동새’라는 새는 동양 문화권에서 전통적으로 슬픔과 서러움을 상징해 온 새인데요. 새어머니 때문에 억울한 죽음을 당하게 된 소녀가 한을 품게 되었고, 죽은 뒤 접동새로 환생하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해가 되실까요?
○ 시기하다(to envy, to be jealous of / 嫉妬する)
○ 재(Ash, ashes / 灰)
○ 동양 문화권(Oriental cultural sphere / 東洋文化圏)
○ 환생하다 (to be reincarnated / 転生する)
자! 그러면 이제, 이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김소월의 <접동새>를 낭독해 보고 마무리해 보겠습니다.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 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홉이나 남아 되던 오랩동생을
죽어서도 못 잊어 차마 못 잊어
야삼경 남 다 자는 밤이 깊으면
이 산 저 산 옮아가며 슬피 웁니다.
어떤가요? 아마 한 문장 한 문장 다 이해하기는 어려워도, 작품에 담긴 ‘누나’, 즉 아까 말씀드린 이야기 속 소녀의 한이 느껴지셨을 것 같습니다. 그렇죠?
네! 오늘은 여러분께, ‘한국인의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정서’로 이야기되는 ‘한의 정서’에 대해 말씀을 드려 보았습니다. 세상에는 참 많은 수의 나라가 있고, 그 나라마다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서와 문화는 모두 다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실제로 한국과 일본 중국은 역사적으로 아주 오랜 기간 이웃 나라로 지내 왔지만, 조금만 살펴봐도 정말 많은 부분에서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죠. 다른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공부하는 게, 그래서 더 재미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서로 비슷한 부분만 가득하다면 공부하는 재미가 덜할 테니까요.
네! 오늘도 저의 팟캐스트에 함께해 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고요. 저는 다음 시간에 더 재미있는 즐거운 유익한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여러분 모두 건강 관리 잘해 주시고요. 우린 다음 시간에 봅시다. 그럼 모두, 안녕!
○ 가을 장마 (Autumn rainy season / 秋の長雨)
○ 정서 (Emotion, sentiment / 情緒)
○ 전공 (Major, specialization / 専攻)
○ 사전적 (Dictionary definition / 辞書的な)
○ 원망스럽다 (to be resentful, to feel unjustly treated / 恨めしい)
○ 억울하다 (to be victimized, to feel unfairly treated / 悔しい)
○ 안타깝다 (to be regrettable, to feel pity / 切ない)
○ 응어리지다 (to be pent up, to be bottled up / 凝り固まる)
○ 부정적 (Negative / 否定的)
○ 학자 (Scholar, academic / 学者)
○ 명확히 (Clearly, distinctly / 明確に)
○ 정의되다 (to be defined / 定義される)
○ 관점 (Viewpoint, perspective / 観点)
○ 체념하다 (to resign oneself, to give up / 諦める)
○ 간절하다 (to be earnest, to be desperate / 切実だ)
○ 소원을 품다 (to harbor a wish / 願いを抱く)
○ 마음에 맺히다 (to be bottled up in one's heart / 心に残る)
○ 저지르다 (to commit (a crime, a mistake) / 犯す)
○ 서러움 (Sorrow, sadness / 悲しみ)
○ 병적 (Pathological, morbid / 病的な)
○ 역사적 (Historical / 歴史的)
○ 지리적 (Geographical / 地理的)
○ 침략 (Invasion / 侵略)
○ 집단적 (Collective / 集団的)
○ 복합적 (Complex, compound / 複合的)
○ 다층적 (Multi-layered / 多層的)
○ 문학인 (Literary person, writer / 文学人)
○ 심오하다 (to be profound, to be deep / 深遠だ)
○ 해소하다 (to resolve, to relieve / 解消する)
○ 담담하다 (to be calm, to be composed / 淡々としている)
○ 감내하다 (to endure, to bear / 甘受する)
○ 극복해 내다 (to overcome / 克服する)
○ 수동적 (Passive / 受動的)
○ 능동적 (Active / 能動的)
○ 주체적 (Independent, subjective / 主体的)
○ 포장하다 (to package, to wrap up / 包装する)
○ 최빈국 (Least developed country, poorest nation / 最貧国)
○ 후유증 (Aftereffect, aftermath / 後遺症)
○ 극심하다 (to be severe, to be extreme / 極甚だ)
○ 자존감 (Self-esteem, self-worth / 自尊心)
○ 열등감 (Inferiority complex / 劣等感)
○ 뭉치다 (to unite, to band together / 団結する)
○ 정체성 (Identity / アイデンティティ)
○ 정치적 (Political / 政治的)
○ 설화 (Folk tale, legend / 説話)
○ 흉악하다 (to be ferocious, to be heinous / 凶悪だ)
○ 시기하다 (to envy, to be jealous of / 嫉妬する)
○ 재 (Ash, ashes / 灰)
○ 동양 문화권 (Oriental cultural sphere / 東洋文化圏)
○ 환생하다 (to be reincarnated / 転生する)
나채근. (2018). 한국어 고급 학습자의 감상문 쓰기를 통한 한국 정서 한(恨)에 대한 이해 교육. 한국언어문화학, 15(3), 85-112.
류연석. (2020). 문학교육에서 한(恨)의 교육내용에 대한 비판적 고찰. 고전문학과 교육, 45, 117-148.
이영의. (2011). 한국인의 대표 감성으로서의 한(恨)의 구조. 호남학, 49, 149-185.